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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소유'보다 '접근'이 중요한 시대 : 경제 패러다임 변화 속 투자 전략 1. ‘소유의 종말’, 그리고 ‘접근의 시대’가 시작되다
한때 우리는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인다고 믿었다. 자동차, 음악 앨범, 영화 DVD, 소프트웨어, 사무 공간까지—모든 것은 내 손안에 있어야 안심이 되었고, 그것이 곧 ‘부’의 척도였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소유의 개념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대신 ‘접근권(Access)’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이 패러다임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최고의 조건으로 사용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구독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제 우리는 DVD를 사지 않아도 원하는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본다. 음악도 음반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월 정액으로 수천만 곡에 '접근'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자동차 역시 소유에서 벗어나 공유 모빌리티로, 사무실은 고정 자산이 아닌 위워크와 같은 온디맨드 오피스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의 전환이 아니라, 경제 구조의 근본적 변화이며 투자 전략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현상이다.
2. ‘접근’ 중심 모델이 만든 새로운 기업 가치
이제 기업의 가치는 단순한 자산 규모나 물리적 인프라로 측정되지 않는다. 고객과의 접점을 얼마나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 즉 ‘접근성’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탄탄하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는 호텔 체인 하나 없이 세계 최대 숙박 플랫폼이 되었고, 우버는 차량 한 대 없이 세계 최대의 운송 서비스 기업이 되었다. 이들 기업의 강점은 ‘소유’가 아니라 ‘네트워크화된 접근성’이다. 고객은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앱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기업들은 전통적인 자산 기반 기업보다 빠른 성장과 더 높은 자본 효율성을 보여준다. 물리적 자산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산 회전율이 높고, 운영 마진이 개선되며, 확장성 또한 탁월하다.또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이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의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며,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통한 지속 가능한 수익이 기대된다.
3. ‘접근 경제’의 확장성과 산업별 투자 기회
‘접근 경제(Access Economy)’는 특정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 교육, 헬스케어,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 접근 중심 모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 금융: 로빈후드(Robinhood)나 업스타트(Upstart) 같은 핀테크 기업은 고가의 금융 자문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에게도 ‘접근’ 가능하게 만들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 교육: 코세라(Coursera), 유데미(Udemy)는 전통 대학이 독점하던 지식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글로벌 학습 시장을 뒤흔들었다.
3) 헬스케어: 텔레닥(Teledoc)과 같은 원격 의료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며 새로운 성장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4) 제조업: B2B SaaS를 통해 고가의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구독형’으로 제공하며, 중소기업도 첨단 기술에 접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접근 모델은 기술력에 기반해 공급의 민주화와 소비의 유연화를 동시에 이뤄낸다. 따라서 투자자는 단순히 기존의 강자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을 무기로 시장 장벽을 허무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투자 전략의 재설계 : ‘자산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전통적인 투자 분석은 기업의 자산, 재고, 부채비율 등 물리적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접근 중심 경제에서는 비물리적 자산, 즉 ‘관계’, ‘데이터’, ‘경험 설계’, ‘사용자 습관’이 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콘텐츠 자산보다 사용자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더 중요한 자산이다. 애플은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경험 설계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한다. 이는 투자자에게 있어 ‘보이지 않는 자산’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접근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업은 일반적으로 리텐션(고객 유지율), CAC(고객 획득 비용), LTV(고객 생애 가치)같은 새로운 지표로 성과를 측정한다. 이는 전통적인 PER, PBR과는 전혀 다른 해석이 필요하며, 투자자의 리터러시 수준 또한 진화하고 있다.
투자 전략의 포인트는 이렇다:
1) 브랜드보다 플랫폼을 보라.
2) 매출보다 반복 가능성 있는 수익 구조를 보라.
3) 보유 자산보다 고객 접점의 강도를 보라.
이제 ‘소유’ 기반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장을 꿰뚫을 수 없다.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 시대다.
5. 결론 : 접근이 자산이 되는 시대,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소유’에서 ‘접근’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비즈니스의 구조, 자본의 흐름, 시장의 질서까지 바꿔놓는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더 이상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즉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니즈에 정확히 응답하는 기업들이 바로 미래의 승자가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변화는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여전히 물리적 자산의 크기와 양에만 집중한다면 시대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 반면 접근성, 사용자 경험, 플랫폼 생태계, 반복 수익 구조, 데이터 기반 서비스등에 주목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포지셔닝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접근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다. 그 플랫폼은 데이터, 유저, 습관, 생태계 등을 품고 있으며, 이는 물리적 자산보다 더 강력한 진입 장벽과 수익성을 만들어낸다.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들은 모두 이를 증명한 사례다.
또한 이 접근 모델은 디플레이션 시대의 대응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소비자가 고정 비용을 줄이고, 변동적 지불로 원하는 서비스를 누리는 구조이기에, 구독이나 공유 모델은 불황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소비를 견인하는 힘을 갖는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방어적 자산이면서도 성장성이 있는 이중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다.
결국 우리는 지금 ‘접근이 자산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투자자는 더 이상 창고에 쌓인 자산을 따지지 않는다. 대신, 얼마나 많은 고객과 연결되어 있고, 그 관계가 얼마나 깊고, 반복 가능하며, 플랫폼 위에서 얼마만큼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본다.
그러므로 생각해 보자.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아직도 ‘소유 중심’인가?
아니면 ‘접근 중심’으로 이미 진화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당신의 다음 투자 수익률을 결정지을 것이다.'투자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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